트렌드는 지금 유행하는 것이 아니다. 삶의 방식의 변화이고 우리 사회가 가고 있는 방향성이다. 따라서 트렌드는 마음먹고 찾아가는 핫플레이스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에도 나타난다. 이 시대 소비 트렌드를 3가지 키워드(습관, 경험, 지성)로 나누어 설명하고 이 영역들을 어떻게 결합해 오래 남는 트렌드가 될 것인지 제안한다.
키워드 1. 습관의 소비
트렌드는 습관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고, 습관의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을 짚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특별했던 것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었던 것이 특별해진다. 10년 전 커피 한 잔 값으로는 너무 비싸지 않냐고 뭇매를 맞았던 카페 아메리카노는 습관의 습관의 습관이 되었다. 된장찌개에 생선구이, 몇 가지 밑반찬 같은 한국인 밥상의 스테레오 타입은 이제 특식이 되었다. 이처럼 라이프스타일을 결정짓는 오랜 습관이 바뀌고 있다.
키워드 2. 경험의 소비
정보는 경험을 촉진하고, 경험은 더 많은 경험을 이끌어낸다.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정보를 보고 있다. 내가 직접 가본 것, 해본 것, 가볼 만한 것으로 인지되는 경험적 정보의 세계에 SNS에서 본 것, 본 것 같은 것, 내 SNS에 올리고 싶은 것까지 확장되어 더 넓고 새로운 유니버스가 만들어진다.
결과적으로, 나는 알고 너는 모르고, 너는 해보았고 나는 안 해보았기에 그 차이를 메우고 싶은 욕망이 트렌드를 추동한다.
2022년에 코엑스에 오픈한 퍼센트(%) 아라비카 커피(일명 '응커피')를 예로 들어보자. 당시 교토 본점에 가본 사람도, 가보지 않은 사람도 1시간씩 줄을 섰다. 가본 사람은 '교토에서 먹던 기억을 되살리며 다시 한 번 맛보고 싶어서' 줄을 설 수 있다. 가보지 않은 사람도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봐서' 혹은 '본 것 같아서' 줄을 선다. 정보는 경험을 촉진하고, 경험은 더 많은 경험을 이끌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