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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리터러시

슬램덩크, 뉴진스로 보는 브랜드 인사이트: 세대를 뛰어넘는 브랜드가 되는 법

생성일
2024/01/11 07:35
키워드
팬덤

슬램덩크가 45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부른 힘

왜 알아야 할까요? 반짝 유행하고 마는 브랜드가 아니라,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브랜드로서 가장 의미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사랑받는 슬램덩크와 뉴진스처럼요! 두터운 팬덤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의 특징을 알아둬야 우리 브랜드 방향성을 제대로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핵심 문장 "이제는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단어도 너무 익숙해졌고, 무엇보다 'MZ'라는 단어에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MZ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브랜드를 찾기가 더 힘들 지경이다."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에 몰입하는 브랜드인가요?'라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우리 브랜드의 진심이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때 그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전파할 것이고, 자발적으로 우리의 팬이 될 것이다."
요즘 이런 게 트렌드라고 합니다 "요즘은 단순히 세대 기준으로 MZ세대를 타깃팅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반짝 뜨고 마는 브랜드가 되지 않으려면 결국 좀 더 개인의 관심사와 취향을 타깃팅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반짝 유행이 아닌, 꾸준히 찾게 되는 콘텐츠·브랜드에 필요한 요소 • 이제 'MZ 세대'가 아닌, 취향에 기반을 둔 팬덤에 집중해야 하는 까닭 • 브랜드에도 적용 가능한 3가지 팬덤별 핵심 가치
2023년 1월 개봉한 신(新)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스토리가 절정으로 치닫던 순간, 주인공 강백호의 입모양만으로 무음 처리된 씬에서 많은 관객들은 '왼손은 거들 뿐'이라고 읊조렸다.
〈슬램덩크〉가 1996년 연재 종료되고 20여 년이 훌쩍 지난 후, 원작자인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각본과 감독을 맡은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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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화려한 귀환은 450만이라는 관객을 동원하며 실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오랫동안 작품을 추억하고 기다렸던 팬들의 힘이었을까? 그렇다면 이는 기존 원작인 만화판의 열혈 팬이었던 30~40대, 그중에서도 이제는 아저씨가 된 관객들이 주도했어야 했다.
하지만 '왼손은 거들 뿐'이란 무의식적 읊조림은 아마도 만화 슬램덩크가 전성기일 때는 태어나지도 않았거나 갓난아기였을 20대에서도 나온 반응이다. 물론 개봉 초기에는 30~40대 남성 관객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관객들의 입소문과 이제는 영화 관람의 절대적 지표가 된 'CGV 골든에그지수*'의 영향으로 20대 및 여성 관객 비중이 높아졌음은 다수의 기사와 데이터로도 알 수 있다.
영화를 관람한 사람만이 평가할 수 있는 CGV 골든에그지수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수의 전문가가 주도하던 권위적 방식에서 벗어나 다수의 안목과 공정함의 기준을 획득해 극장에서 영화를 선택하는 확실한 기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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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는 X세대와 30대 밀레니얼들은 극장을 두어 차례(더빙판 1회, 자막판 1회) 방문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한편 20대들도 팝업스토어의 성지, 더현대서울에서 슬램덩크 굿즈를 구입하기 위해 밤샘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재출간된 만화책의 완전판 전집을 구입해 정독하고 책장에 전시했다. 심지어 '정대만 사케'라고 알려진 '미이노고토부키 준마이긴조'라는 술은 입소문을 타 품절대란을 빚기도 했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의 생명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극장 N차 관람은 한정판 유니폼, 피규어 등의 굿즈 소비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이 아닌 종이 만화책의 소비로 확장되었다. 그뿐인가. 영화관이나 집 또는 팝업스토어를 벗어나 작중 배경으로 등장한 실제 장소를 찾아가는 공간의 확장으로도 이어졌다.
〈슬램덩크〉를 잘 알지는 못했는데 CGV 골든에그지수가 높고 친구가 보자고 해서 극장을 갔을 뿐이고, 요새 유행하는 팝업스토어 중에서도 가장 핫하다는 슬램덩크 팝업스토어가 마침 더현대서울에서 열린다기에 간 것이고, 모으는 것을 좋아해서 문고판보다는 완전판 만화책 전집을 샀을 뿐이라고 말하는 덤덤한 감상은 별로 없다.
20대에서 40대를 아우르는 〈슬램덩크〉의 공통분모는 스토리와 콘텐츠에 대한 '진심 어린 감동'이다. 〈슬램덩크〉가 그 시절 청춘의 '추억팔이'만 노리고 큰 변화 없이 리메이크되었다면 일부 X세대만의 축제로 끝났어야 한다.
원작자이자 감독은 현명하게 강백호에서 송태섭으로 주연 캐릭터에 변화를 주고 숨겨진 이야기를 보여줬으며, 최신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을 동원해 기존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날로그 느낌과는 사뭇 다른 역동성을 구현했다.
원작의 결말과 스토리를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슬램덩크〉와 10대 청소년기를 함께했던 팬들에게는 신선함을 더한 각본으로, 20대에게는 수려한 그래픽과 캐릭터들의 매력 그리고 스토리로 감동을 주었다. 촘촘하게, 입체적으로 구성된 이야기가 지닌 힘이다.

피크선과 추세선을 그리는 법, 변주와 확장

소셜미디어에 나타난 〈슬램덩크〉에 대한 관심 역시 놀라운 흐름을 보여준다. 대개의 브랜드나 상품이 그렇듯 영화도 개봉 첫 주나 그 다음 주에 관심도가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기 시작하는데, 〈슬램덩크〉는 개봉 3주 차에 다시 한번 피크를 찍었다.
더현대서울에서 진행된 팝업스토어의 영향이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추가적으로 콘텐츠를 즐기고 소비하기 위해 팝업스토어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소셜 미디어 분석을 통해 트렌드나 현상을 바라볼 때 언급량의 크기 못지않게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해당 키워드가 얼마나 오래 이야기되고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나타내는 추세선이 그것이다.
'팝업스토어'처럼 몇 년째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우상향 선형도 있고, '슬램덩크'와 같이 몇 번의 피크점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브랜드나 기업들은 어떤 선형을 더 선호할까?
생활변화관측소에서는 전자와 후자의 특성이 적절히 조합된 선형을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한다. 브랜드나 서비스는 특정 시기가 되면 사람들에게 자발적으로 회자되는 피크점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브랜드(서비스)의 자체 진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변화와 변주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영 기간이 짧았음에도 애니메이션으로, 팝업스토어 굿즈로, 원작 만화로 줄기차게 변주를 이어가며 두 번의 피크점을 보인 〈슬램덩크〉라는 콘텐츠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뉴진스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이유

K-POP 씬에서도 이와 유사한 피크점과 추세선을 만드는 이들이 있다. 국민 아이돌을 넘어 글로벌 아이돌을 향해 가고 있는 뉴진스가 그 주인공이다. 도표에서 보듯 뉴진스는 데뷔 EP 〈New Jeans〉 발매 시점인 2022년 8월, 싱글 1집의 선공개 싱글 〈Ditto〉를 공개한 2022년 12월 직후, 그리고 EP 2집 〈Get up〉을 발매한 2023년 7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소셜미디어 언급량이 피크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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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세가 반복된다면 머잖아 여름과 겨울이 올 때마다 조건반사처럼 뉴진스의 신곡을 기다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오래전 여름 그룹의 대명사로 불리던 '쿨'처럼 말이다.
반복과 학습을 통해 특정 시기의 리추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것은 음악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중요한 마케팅·세일즈 포인트이자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매년 혹은 특정 시점이 되면 자동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브랜드들이 있다. 일요일이면 생각나는 짜파게티, 시험 끝난 학생들이 찾는 불닭볶음면 등이 그렇다.
유행이 아닌 세대 공감의 레트로
음악성을 떠나 뉴진스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이미지는 Y2K 기반의 레트로 혹은 뉴트로 컨셉이다. 그들은 1990년대 중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의 이미지를 선택하고 재조합해 2020년대의 세련된 버전으로 들고 왔다.
음악 시장의 판도가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바뀐 지 오래여도 소장용으로 팬심을 자극하는 실물 앨범을 제작하고, '브라운관 TV'라 불리던 CRT TV 화면의 아날로그 느낌을 구현한 굿즈에는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의 도트(dot) 모티프를 살렸다. 여기에 그 시절 유행하던 통 넓은 팬츠와 크롭탑 패션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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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의 팬덤을 구성하는 10대들은 그 시절을 유튜브 영상이나 짤 혹은 밈으로 알 뿐이다. 그들이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니까. 대신 그들의 부모 세대 또는 30~40대가 그때를 또렷이 기억한다. 학창시절의 아련한 향수나 추억을 떠오르게 해서인지 몰라도(팬덤까지는 아니더라도) 뉴진스를 좋아하는 기성세대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30~40대들은 그들 세대의 첫 아이돌 걸그룹이었던 SES나 핑클의 이미지와 감성이 느껴져서, 멜로디가 너무 복잡하거나 난해하지 않아서 뉴진스가 좋다고 말한다. 사실 그룹명에서부터 진(Jean)이라는 기획사의 노림수가 들어 있기도 하다. 청바지란 디자인이나 핏, 유행 브랜드가 조금씩 달라질 뿐 시대를 불문하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템 아닌가.
뉴진스의 데뷔 방식은 기획 단계부터 특정 타깃을 설정해 데뷔한 아이돌, 특정 세대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복잡한) 세계관을 구축한 아이돌과는 접근법이 달랐다. 멤버들 모두 예뻐 보이려 애쓰지 않고, 세대로 구분되지 않는 공통적인 청춘의 감성을 들고 온 그들의 전략은 현재까지는 매우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마케팅의 기본 스킬로 배우게 되는 타깃팅(targeting) 대신 모두에게 공감받는 전략이 오히려 성공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서사가 세계관을, 세계관이 팬을 만든다

세대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슬램덩크〉와 뉴진스에 환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는 앞서 소개한 것처럼 추억을 품은 '레트로'다. 그렇지만 이들이 단순히 레트로 혹은 추억 트렌드에 올라탄 덕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레트로 컨셉을 표방한 브랜드나 제품, 서비스 대다수가 성공적이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슬램덩크〉와 뉴진스는 레트로 감성만이 아니라 다수 대중을 아우를 수 있는 서사(스토리텔링 혹은 세계관)와 꾸준히 성장하는 캐릭터성으로 차별화했다. 농구 풋내기 강백호가 우여곡절 끝에 진정한 바스켓맨으로 성장하는 이야기, 원작에서는 조연이었지만 극장판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송태섭의 알려지지 않았던 친형과의 스토리, 데뷔 초에 보인 신인의 미숙함은 있을지언정 끊임없이 노력해 조금씩 성장하고 발전하며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뉴진스 멤버들이 있기에 1차적인 콘텐츠 소비에 그치지 않고 2차 소비로까지 확장될 수 있었다.
실제로 서사(스토리텔링) 혹은 세계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2020년 7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지금도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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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또는 세계관의 상승은 무언가에 몰입했던 경험이 누적되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상이 무엇이건 간에 팬으로서,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서사에 몰입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테니 말이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관이라는 단어가 널리 퍼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나 국민 게임으로 불렸던 스타크래프트의 세계관과 스토리에 몰입했던 경험이 있다.
혹은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TV 앞에 모이게 만들었던 레전드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몰입했던 경험도 있다. 프로그램이 종료된 지 5년이 넘었음에도 〈무한도전〉은 '무도 유니버스'라 불리며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회자된다.
서사와 세계관에 익숙한 사람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경험할 때도 공통의 경험을 떠올린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했을지라도 자신이 사랑한 콘텐츠의 세계관에 빗대어 세상이나 콘텐츠를 해석하는 데 익숙해진 것이다.
뉴진스 역시 Y2K 컨셉만 들고 나온 게 아니다. 그들이 표방한 컨셉만을 좋아했다면〈Hype Boy〉나 〈Ditto〉를 흥얼거리는 30~40대 팬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10대만을 타깃으로 하지 않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과 확장성을 가진 콘텐츠를 선보였기에 우연한 기회에 처음 접한 사람들도 매력을 느끼고, 조금 더 찾아보고, 촘촘하게 짜인 서사에 공감하며 팬이 되는 것이다.

‘MZ 세대’ 소환은 너무 뻔해졌다

트렌드를 다루면서 빠지지 않는 주제가 '세대'다. 기업, 브랜드 그리고 미디어들은 특정 세대의 소비 성향과 가치관에 주목한다. 자연스레 《트렌드 노트》 시리즈에서도 밀레니얼 세대, Z세대, 이들을 한 범주로 묶은 MZ세대 담론을 다룬 지 5년이 넘었다.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개척하려면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단어도 너무 익숙해졌고, 무엇보다 'MZ'라는 단어에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MZ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브랜드를 찾기가 더 힘들 지경이다. 세대로 구분지어 고객을 이해하는 게 대단히 잘못된 접근이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MZ세대는 1981년생부터 2012년생까지 포함하는데, 과연 30여 년이란 시간의 갭을 한 단어로 묶어서 이해할 수 있을까?
조금 범위를 좁힌 밀레니얼 세대도 마찬가지다.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 아우르는데, 누구는 학부모이고 누구는 사회초년생이다. 이중 1981~83년생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다. 이런 한국사회의 기본적인 인구학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세대를 나누고 남용해서야 득보다 실이 더 크지 않겠는가.
자기 집단의 다양성은 과대평가하고 다른 집단의 다양성은 과소평가하는 '외집단 동질성' 편향에 빠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세대만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세대를 넘나들며 공감하는 경험을 놓치기 쉽다.
자신의 취향이 중요하고, 팝업스토어를 즐겨 찾고, 호캉스를 가고,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것, 개인의 시간을 중시하고,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해 플렉스(flex)하고, 재테크에 진심인 것, 와인과 위스키를 즐기고 깊게 공부하는 것… 흔히 MZ세대의 가치관으로 설명되는 것들이다. 과연 이것이 이들만의 특성일까?
심지어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정체성이 바뀐다. 20대 대학생이든 30대 워킹맘이든 마찬가지다. 서른 살이 되기 전에 1억을 모으겠다는 일념으로 재태크 공부를 하고, 돈을 아끼고자 주유 시에도 신한더모아카드*로 5990원씩 쪼개서 결제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지만, 가끔은 갓생 사는 자신을 위해 신라호텔의 9만 8000원짜리 애플망고빙수를 먹으며 호텔에서 대접받는다는 감성을 만끽한다. 재택근무를 할 때는 육아맘이 아닌 직장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그에 맞게 공간을 꾸미고, 육퇴 후에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반드시 갖는다.
2021년 12월에 가입 폭증으로 단종된 신용카드로, 전월실적 30만 원 이상이면 5000원 이상 결제 시 뒷자리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5990원을 결제하면 990원이 카드 포인트로 쌓이는 형태이며, 적립한 포인트는 현금화가 가능하다.
그런데도 몇 년생인지, 어느 세대인지를 잣대로 묶어 바라보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그보다는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생각해 보는 게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사랑받는 콘텐츠와 브랜드에게는 촘촘히 쌓인 서사와 세계관이 있고,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인 상품(캐릭터)이 있었다.

이제는 팬덤의 시대

2020년대는 신념의 시대이다. 여기서 신념은 어렵고 무겁거나 돈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이라고 표현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로 '나는 무엇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라고 표현되는 시대다.
이 문답을 브랜드도 피할 수 없다.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에 몰입하는 브랜드인가요?'라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우리 브랜드의 진심이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때 그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전파할 것이고, 자발적으로 우리의 팬이 될 것이다. 팬덤 역시 나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일부이기에 브랜드의 팬덤을 만든다는 것은 신념을 다지는 것과도 맞닿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2020년대는 신념의 시대인 것만큼이나 팬덤의 시대이기도 하다. 팬덤이란 무엇인가?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그것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감정적 지지를 보내는 집단 활동 혹은 사람들을 뜻한다.
소수가 즐기는 서브컬처에서 비롯된 개념이지만 이제는 서브컬처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나는 문화가 되었다. 시작이 서브컬처였던 만큼 팬덤은 세대 구분이나 사회적 지위 같은 것이 중요하지 않다. 본인들의 취향, 콘텐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인정할 뿐이다.
팬덤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영역은 크게 3가지, 스포츠, 아이돌 그리고 콘텐츠다. 각 영역의 팬덤은 닮은 듯 다른 가치를 지니는데, 브랜드가 팬덤을 가진다는 것은 이 3가지 팬덤의 합 혹은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브랜드는 어떤 핵심가치를 지닌 팬덤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해보자.
팬덤별 핵심가치스포츠 팬덤: 경쟁과 승리, 실력의 증명, 그리고 근본과 역사 승부의 세계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실력을 중시하고,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경쟁하고 비교하며, 이런 커리어를 증명해온 역사를 중시한다는 뜻이다. 고유의 히스토리와 시그니처 아이템을 가진 브랜드와 연결된다. 아이돌 팬덤: 애착과 정성자신에게는 최고인 '최애' 아이돌 그룹이나 멤버를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이들의 성공에 자기 일처럼 행복해한다. 최애 아이돌의 성장 과정과 노력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정성스러운 존재다. 드로우, 리셀, 수집할 만한 가치를 가진 브랜드에서 나타난다. 콘텐츠 팬덤: 취향과 몰입재미를 위해 또는 고달픈 현생을 잠시 벗어나 몰입하기 위해 자신의 세세한 취향에 딱 들어맞는 콘텐츠를 찾는다. 고유의 철학을 가진 브랜드로 연결된다.
라이프 스타일이 분화되는 오늘날에는 특정 세대가 아닌 개인의 관심사나 취향으로 고객을 바라보는 것이 더 의미 있다. 심지어 개인의 취향이나 가치관에도 깊이의 차이가 있다. 음악 감상으로 취향이 모아진다 해도 누구는 상황별 추천 큐레이션이 가능한 쪽으로, 누구는 음질의 미세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저마다 촘촘하게 세분화되고 있다.
그래서 브랜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업이나 브랜드로서는 머리 아픈 상황이지만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코어를 주축으로 끊임없이 확장되고 변화, 변주되는 콘텐츠 구축을 고민해보는 것이다. 핵심은 서사가 있는가이며, 코어 취향에 기반해 다른 결로 심화되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같은 영역 안에서 다양하게 세분화되는 취향과 가치관들을 아우를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이 힌트가 되길 바란다. 팬을 자처하는 사람들을 확보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디테일한 가치가 있어야 하고, 그들만이 이해하고 경험하는 영역(realm)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려면 소비자를 공략해야 할 '타깃'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 나와 함께 성장하는 동등한 친구로 대하고 바라보자. 우리 브랜드의 팬이 생긴다는 것은 내가 그들을 찾지 않아도 그들이 나를 잊지 않고 찾아준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큰 가치가 있을까?
당장의 매출 증대를 위해 나의 고유함을 버리고 아무 때나 프로모션 쿠폰을 뿌리고, 이곳저곳 다른 플랫폼에서 세일을 하며 친구를 체리피커로 만드는 우(愚)는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정성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알아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서사, 고유의 아카이브와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럴 때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팬덤'이 생길 것이다.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꾸준히 밀도와 서사를 쌓아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소비자들에게 발견될 기회도 커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바쁘다면 이거라도!20대에서 40대를 아우르는 〈슬램덩크〉의 공통분모는 스토리와 콘텐츠에 대한 '진심 어린 감동'트렌드에서 언급량 못지않게 중요한 포인트는 얼마나 오래 이야기되고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나타내는 추세선반복과 학습을 통해 특정 시기의 리추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것다수 대중을 아우를 수 있는 서사(스토리텔링 혹은 세계관)와 꾸준히 성장하는 캐릭터성으로 차별화하기코어 취향에 기반해 다른 결로 심화되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그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디테일한 가치가 있어야 하고, 그들만이 이해하고 경험하는 영역(realm)을 구축해야